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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조건없이 사랑하는 연습

Choco 2024.08.01 10:47 조회 수 : 1

 

목회자의 편지 (2024년 4월 14일)                                                                          이기범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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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조건없이 사랑하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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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한 장 때문에 부부 사이가 붕괴된 비극이 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비누를 꺼내놓은 것을 깜빡 잊자

남편은 단순한 실수를 과장해서 떠벌렸습니다. “비누 없이 목욕한 지 일주일이 다 돼가~.”

아내는 이를 완강히 부인합니다. 정말 깜빡 잊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는데도 아내는 자존심 때문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이후 7개월간 부부는 잠도 다른 방에서 자고, 밥도 말없이 먹었습니다.

“그만! 이럴 수 없소. 미안하오. 용서해주오.” 어느 쪽에서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브리엘 마르케즈의 작품.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서)

 

한 노인이 마룻바닥에 내려와 잠을 잡니다. 벌써 수 십 년째. 관계의 틈은 30년 전, 다섯 살 난 딸이

병들었을 때, 남편이 충분한 관심을 보였느냐 아니냐를 두고 벌어졌습니다. 남편도 아내도 먼저

나설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밤마다 남편은 아내가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지만 아내는 곁에 오지

않습니다. 밤마다 아내는 남편의 접근을 기다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지만, 남편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래 전 시작된 사슬을 누구도 끊으려 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용서하지 않은 채, 이들의 최근 30년은

각 자 무인도에서 홀로 잤습니다. (프랑소와 모리아크, 『독사들의 매듭』에서)

 

자신의 가정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은 회고록, 『거짓말쟁이 모임(The Liar’s Club)』에서

메리 카르(Mary Karr)는 삼촌 이야기를 합니다. 아내가 설탕을 타는 데 쓴 돈의 액수 때문에

부부싸움을 한 뒤, 이혼은 안 했지만 40년 간 아내와 말을 하지 않고 지냅니다.

남편은 어느 날 통나무 자르는 톱으로 집을 정확히 이등분합니다. 그리고 잘린 면에 널빤지를 대고

못을 박은 뒤 그 중 하나를 너저분한 소나무 숲 뒤편의 같은 면적의 대지로 옮겼습니다.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이 남은 평생을 반쪽으로 갈린 집에서 산 것입니다.

 

필립 얀시(Philip Yancey)는 이 세 커플 이야기를 하면서 관계가 막혔을 때 출구가 있을까 고민합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IVP. pp.112-113). 출구가 있다면 무엇일까? 그는 용서하는 것만이

출구라고 말합니다. 용서한다고 해서 책임 소재와 공평성의 문제가 일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의 새출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솔제니친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고력이 아니라, <회개와 용서의 능력>이 인간을 인간이 되게 한다.

냉혹한 본성의 법을 초월하는 가장 비본성적 행위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다.”

동물은 본성에 따라 행동하지만 인간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

이해하려는 마음도, 용서도 하나님께서 먼저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주님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내가 먼저 너를 용서했잖니?

용서받은 네가, 이번에는 용서해주면 안 되겠니?”라고 물으십니다.

여러분과 저의 삶이, ‘따뜻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