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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편지 (2024년 3월 24일) 이기범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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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나의 모습을 보곤 합니다. 부모님의 삶을 보면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볼 때도 있습니다. 교실에서 떠들다가 매를 맞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조용해집니다.
죄를 짓고 고통받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합니다.
어제 내가 했던 언행을 돌아보면서,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기도를 드릴 때가 있습니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리지만, 신중하고 조심해도 또 다시 실수를 저지르는
내 모습에서 좌절감을 느끼곤 합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수많은 인물들이 모두 나의 스승이 되어 가르쳐 줍니다. 이렇게 살지 말라고.
이렇게 행동하면 후회하게 된다고. 사람들의 삶이 앞에 보이고,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보시다가 등장하곤 합니다. 존경스런 믿음의 사람이 본보기가 되어 닮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반대 편에 섰던 사람들은 실패의 사례를 통해서 부족한 저를 깨우쳐줍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나의 모습을 비추어주는 거울입니다.
저 십자가에 달려 부끄러움을 당하고, 고통을 겪어야 할 사람이 바로 난데, 죄가 없으신 주님이
달려계신 모습을 통해서 기도하게 됩니다. 겸허해집니다. 주님을 닮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주님과는 너무 멀리 떨어진 초라한 현실에서 괴로움을 느낍니다.
신학자 칼 바르트는 십자가에서 더블 이미지(Double Image)를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첫째, 내가 죄인이구나! 내가 지은 죄가 저렇게 무겁구나. 내 죄값이 십자가만큼 크구나.
나는 십자가 처형을 받지 않으면, 도저히 구원받을 수 없는 죄인이구나. 하나님 앞에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두번째 이미지는, 하나님께서 죄 없는 예수님을 나를 대신하여 처형받도록 하실만큼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내가 뭐라고 하나님은 내가 저지른 잘못을 예수님께
전가시키신단 말인가? 내 영혼의 가치가 예수님 생명만큼 소중하다니 …..
십자가의 값을 지불해서라도 나를 구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확고한 의지와 불타는 사랑.
오!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얼마나 위대한 사랑을 받고 있는가?
사실 우리 자신이 소중해서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때문에 소중해진 것입니다.
강아지는 비슷한데, 대통령과 같이 사는 강아지는 더 귀하게 취급되는 것과 같지요.
우리는 별 가치없는 죄인인데,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신 덕분에
우리는 소중한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그 사랑을 생각하면, 내가 병들었거나 늙었거나 돈을 못 벌거나 못 생겼다 하더라도,
나는 아무렇게 살 수가 없습니다. 하루 하루가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순간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산다는 것, 이 얼마나 행복한 여행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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